새해 담배와 헤어질 결심한 당신이라면
이현정 기자
입력 2025 01 07 00:06
수정 2025 01 07 00:06
1개비 ‘뻐끔’에 포기 말고
3일 작심 금연 넘으려면
5분만 유혹 참아 보세요
작심삼일. 새해를 맞아 담배와 헤어질 결심을 한 이들에겐 출근과 연말에 못다한 저녁 약속이 재개되는 이번 주가 중대 고비다. 통상 금연 시작 사흘째쯤 금단 증상이 최고조에 이른다. 이후 갈망의 시기가 온다. ‘담배는 끊는 게 아니라 평생 참는 것’이란 말이 있다. 그만큼 니코틴의 유혹은 질기고 또 강하다.●담배 끊기, 계속 도전하는 끈기가 중요
금연이 어려운 이유는 니코틴 중독 때문이다. 니코틴이 뇌에 작용해 도파민과 기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면서 점점 담배의 노예가 된다. 금연하며 나타나는 우울과 집중력 장애 등 금단증상은 짧으면 사흘, 길면 한 달 안에 사라지지만 담배를 피우고픈 갈망은 수개월에서 길게는 3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 그사이에 담배를 다시 피웠다고 금연을 포기해 버리면 평생 담배에 발목을 잡힌다.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6일 “금연 중 담배를 피우더라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며 “왜, 어떤 상황에서 피웠는지 검토해 교훈을 얻고 계속 금연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금연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대단한 의지가 아니라 실패해도 계속 도전하는 끈기라는 것이다.
안절부절못할 정도로 담배가 생각난다면 ‘5분 참기’를 권한다. 담배의 강렬한 유혹은 대부분 5분 이내에 절정을 이루고 사라진다. 조 교수는 “우선 심호흡하고 냉수를 마신다. 그래도 담배가 생각나면 니코틴 껌을 씹거나 사탕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식후 땡’ 부르는 기름진 음식은 피해야
삼겹살에 소주, 짜장면과 짬뽕, 커피믹스 등 담배를 부르는 음식은 당분간 멀리하는 게 좋다.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나서 피우는 ‘식후 땡’이 유독 맛있는 이유는 담배에 든 감미료인 ‘페릴라르틴’이 식후 다량 분비된 침에 녹아 단맛을 내고 입안 기름기가 이 맛을 더 잘 느끼게 해 줘서다. 따라서 금연 초기에는 섬유소가 듬뿍 든 개운한 음식을 먹는 게 좋다.
●담배로 스트레스 해소? 흡연자의 착각
스트레스 관리도 관건이다. 담배로 스트레스를 풀던 사람은 금연했을 때 스트레스를 해소할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다시 담배를 찾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심호흡, 스트레칭, 산책 등 스트레스를 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조 교수는 “담배가 스트레스를 해소해 준다는 건 흡연자들의 착각”이라며 “금단증상이 줄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 뿐 실제 연구 결과를 보면 담배를 피우는 사람보다 담배를 끊은 사람의 스트레스가 훨씬 적다”며 “담배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린다”고 강조했다.
●여성은 ‘월경 전 증후군’ 시기 피해야
여성 흡연자라면 월경 주기에 맞춰 금연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여성은 감정적 변화와 스트레스로 담배를 피우는 경향이 남성보다 커서 불안·초조·긴장·우울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월경 전 증후군’ 시기를 피해 금연을 시작해야 성공 확률이 높다고 한다.
하루에 한 갑 이상 피우는 고도 흡연자는 완전 금연을 하기 전 예행연습 단계를 거치길 권한다.
‘하루 중 가장 참기 힘든 순간 담배 참기’, ‘하루 2시간 안 피우기’, ‘술자리에서 참기’ 등 구체적이면서 실천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운 뒤 언제, 어디에서, 어떤 상황에 누구와 담배를 피우는지 기록한다. 금연 실패에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고 흡연 욕구가 일었을 때의 효과적 대처 방안을 준비하면 금연 실천이 더 수월해진다.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담배에 대한 애착을 건강에 대한 애착으로 바꾸고 담배로 얻던 쾌락을 다른 쪽으로 돌려야 한다”며 “주변에서도 금연 중 담배 한 개비 피웠다고 질책할 게 아니라 도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 주면 성공률이 올라간다”고 조언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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