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효과 500배”라던 버섯…“절대 먹으면 안 된다” 경고

김유민 기자
입력 2025 07 08 06:07
수정 2025 07 08 06:07

최근 맹독성 버섯인 붉은사슴뿔버섯이 온라인상에서 면역력 강화, 항암 효과가 있는 ‘약용 버섯’으로 둔갑하며 조리법까지 공유되자, 관계 당국이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7일 “붉은사슴뿔버섯을 식용 버섯으로 소개하거나 이를 활용한 음식 레시피를 공유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며 “절대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붉은사슴뿔버섯은 화려한 외형으로 눈에 잘 띄지만, 소량만 섭취해도 치명적인 중독 증상을 일으키는 맹독성 버섯이다. 이 버섯에 함유된 트리코테신 계열 독성물질은 소화기 계통뿐 아니라 신경계, 호흡기, 혈액, 피부 등 전신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최근 붉은사슴뿔버섯이 “면역력 강화와 항암, 항산화 효과가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건강식품”이라는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확산됐다.
한 포털 블로그에는 ‘붉은사슴뿔버섯의 숨겨진 효능과 맛있는 레시피’라는 글까지 등장해 샐러드나 볶음 요리 등 구체적인 조리법을 소개하며 위험성을 키웠다.

챗GPT 등 일부 검색 서비스에서도 붉은사슴뿔버섯을 적당히 즐기면 이로운 식재료로 소개한 사례가 논란이 됐다. 현재는 “일부는 독성이 있어 전문가 확인 없이 채취하거나 섭취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는 경고 문구가 표시되고 있다.
붉은사슴뿔버섯이 면역력 강화나 항암에 도움이 된다는 오해는 과거 연구 결과에서 비롯됐다. 국립산림과학원과 성균관대학교 연구팀이 붉은사슴뿔버섯에서 발견된 ‘로리딘E’라는 물질이 유방암 치료제인 독소루비신보다 500배 이상 강력한 항암 효능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정제된 단일 물질의 효능으로, 버섯 자체를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만약 버섯을 먹은 뒤 구토, 복통, 설사, 어지럼증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박응준 산림과학원 산림미생물이용연구과 과장은 “인터넷과 AI 기반 검색 서비스에서 떠도는 잘못된 정보에 절대 속아서는 안 된다”며 “야생 버섯은 전문가도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위험할 수 있어,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아예 채취하거나 섭취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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