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걱정된다면, 귀지 냄새로 조기진단 가능…정확도 94% ‘깜짝’
유승하 인턴기자
입력 2025 06 22 17:11
수정 2025 06 22 17:11

귀지 냄새를 통해 빠르고 간편하게 파킨슨병을 진단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중국 저장대 연구진은 파킨슨병 환자의 귀지 성분이 건강한 사람의 귀지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인공지능(AI)에 학습시켜 귀지 냄새로 파킨슨병 환자를 구분하게 했다.
해당 논문은 지난달 28일 국제학술지 ‘분석화학(Analytical Chemistry)’에 게재됐다.
앞선 연구들은 피부에서 분비되는 피지의 변화로 파킨슨병 환자를 식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파킨슨병 환자의 피지는 특유의 냄새가 나는데, 이는 피지에서 분비되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이 신경 퇴행, 전신 염증, 산화 스트레스 등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다.
다만 피부의 피지가 대기 오염이나 습도 등 환경요인에 노출되면 그 구성이 변할 수 있다.
이에 연구진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차단된 외이도 내부 피부에 주목했다.
연구진이 파킨슨병 환자 108명과 비질환자 101명의 외이도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에틸벤젠, 4-에틸톨루엔, 펜타날, 2-펜타데실-1, 3-다이옥솔란 등 네 가지 VOC의 검출량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VOC 데이터를 이용해 AI 후각 시스템을 학습시키자 AI 후각 시스템 기반 스크리닝 모델은 파킨슨병 환자와 비질환자의 귀지를 94%의 정확도로 분류했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을 통해 파킨슨병을 조기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봤다.
연구를 이끈 하오 동 박사는 “중국에서만 진행된 소규모 실험 결과”라며 “앞으로 파킨슨병의 여러 단계, 여러 민족 집단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수행해 이 방법이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인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특정한 원인 없이 사라지면서 발병한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근육 강직 등 운동장애를 겪으며 심한 경우 걷기 어렵거나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파킨슨병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으나 초기 단계의 증상을 감지하기 어려워 조기 진단이 어려운 질병이다.
유승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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